
저는 지난 15년 동안 전 세계를 누비며 무조건 자유여행만 고집해 왔던, 소위 ‘패키지 싫어 인간’입니다.
스무살 첫 자유여행지가 아프리카 세렝게티였고, 이후로 인도, 러시아, 미국, 유럽, 호주, 동남아 등등등 다녔습니다.
한 도시에 최소 5일, 한 나라에 2주 여유롭게 둘러보고 계획은 반만 짜서 다니는 스타일입니다.
그런 제가 이번엔 60대 중반이신 엄마와의 여행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비행기 값(최소 175만 원 이상)과 숙소 비용을 따져보니 도저히 가성비를 이길 수가 없어,
정말 큰맘 먹고 '참좋은여행 동유럽 체오헝 10일' 상품을 선택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세렝게티도 혼자 가던 패키지 불신론자인 제가
다음 여행은 어디를 갈까 참좋은 홈페이지를 검색해보며 돌아왔습니다.

패키지 여행의 성패에는 많은 요소가 있겠지만 가장 큰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가이드님이 너무 좋으셨어요.
방대한 지식과 차분한 진행
버스 이동이 정말 길었는데, 가이드님의 중저음 톤 목소리와 깊이 있는 역사 지식 스토리텔링 덕분에 재미있게 이동했습니다.
솔직함이 만든 높은 신뢰도
어떤 상황이나 오해할 수 있는 부분들을 미리 예시를 들어
솔직하게 다 안내해 주시니기분 상할 일이 전혀 없었습니다.
특히 쇼핑이나 선택관광을 무리하게 부추기는 성향이 전혀 없으셔서 마음이 정말 편했습니다.
좋은 점을 적당히 설득력 있게 설명해 주시니
오히려 가이드님에 대한 신뢰도가 생겨 추천해주시는 것 들은 집중해서 들었습니다.
게다가 사비까지 써가며 저희 팀이 편하게 지하철을 경험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세심함에도 놀라고 감사했습니다.

전반적으로 호텔들이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제 여행 성향상 숙소는 무조건 '깔끔함과 크기'가 중요한데,
조금 작은 호텔이 있더라도 위생 상태가 완벽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6월 말~7월 초 한낮에는 꽤 더운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숙소 안은 다 선선해서 에어컨을 거의 켜지 않고도 쾌적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낡거나 불쾌한 냄새가 나는 곳이 단 한 군데도 없었고,
위치는 유럽 특성상 대부분 외진 곳에 있었지만,
몇몇 호텔은 근처에 도보로 이동 가능한 마트가 있어서 간식거리를 사기에 좋았습니다.

에미레이트 경유
10시간 이상 장거리 비행이 힘든 저를 위해 (엄마는 괜찮으심) 일부러 두바이 경유를 택했습니다.
수신기를 비행기에서 부터 바로 착용해서 가이드님이 다음 게이트까지 인솔해주셨는데,
공항 자체가 굉장히 넓고 사람 많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수월하게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이전 여행에서는 다소 혼란스럽고 팀원을 기다리는데 시간도 많이 소요되어
짜증이 오른 상태로 경유도 급하게 했어서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게이트가 바뀔 때도 카톡해주셔서 정말 안심이 됐답니다.
불면증 치료제 같았던 적당히 빡세고 스무스한 일정
사실 첫날 입국하자마자 바로 투어에 야경투어까지 몰아쳐서 체력적으로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10년 동안 불면증을 앓던 제가 누운 지 5초 만에 기절하듯 잠들었습니다.
불면증이 있으시면 아시겠지만 운동한다고, 피곤하면 잘자고 이런거 절대 아닙니다.
피곤할수록 더 못자요.
그런데 이번 패키지는 알아서 다 데려다주고 먹여주고 일정이 적당한 강도로 빡세고
아무 문제없이 수월하게 진행되니(이게 가장 중요!)
걱정없이 뇌를 비우고 온전히 즐기기만 하면됐어요.
초등학생 이후로 이렇게 푹 잔 적이 처음입니다.
소도시 집중 투어
전 이미 프라하와 빈을 일주일씩 다녀왔기에 이 패키지를 선택할 수 있었어요.
다녀오지 않았다면 대도시에서 머무는 시간이 적어 아쉬웠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소도시들을 가보는데 중점적으로 생각했고 굉장히 만족했습니다.
혼자 캐리어 들고 한번에 가기 힘든 체스키크룸로프, 잘츠부르크, 할슈타트 같은
소도시들을 딱딱 짚어 가주니 너무 좋았습니다.
게다가 '라르고' 상품 특성상 각 장소마다 자유시간이 보장되어 있어서,
엄마와 여유롭게 쇼핑도 하고 더 보고 싶은 곳을 둘러볼 수 있어 패키지의 답답함이 많이 해소됐어요.

이번 여행에서 유일하게 아쉬웠던 점이자 참좋은여행 측에 꼭 개선을 바라는 점은 바로 식사입니다.
저는 오지 여행을 다니며 어지간한 향신료나 이국적인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인데도,
이번 현지식 식사들은 넘기기가 다소 힘들었습니다.
음식 투정 수준이 아니라 음식을 받자마자 대부분 한 입씩 맛만 보고 남기느라
팀원 전체의 식사 시간이 30분도 채 걸리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프라하 일정이 특히 아쉬웠고 뒤로 갈수록 조금씩 나아지긴 했습니다.)
저는 그래서 자유시간이 주어질 땐 맛집을 찾아 식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식사시간과 겹치지 않아 음식도 빠르게 나오고 맥주 한잔 하며 여유를 즐겨 좋았기도 했지만,
차라리 '자유시간 자율 식사' 형태로 묶어서 개인 취향대로 사 먹을 수 있는 기회가
한번이라도 있다면, 이 상품은 200% 완벽해질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