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분명한 시작과 끝이 있다는 점에서도 소설과 닮았다. 설렘과 흥분 속에서 낯선 세계로 들어가고, 그 세계를 천천히 알아가다가, 원래 출발했던 지점으로 안전하게 돌아온다. 독자와 여행자 모두 내면의 변화를 겪는다. 그게 무엇인지는 당장은 알지 못한다. 그것은 일상으로 복귀할 때가 되어서야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 인간은 왜 여행을 꿈꾸는가. 그것은 독자가 왜 매번 새로운 소설을 찾아 읽는가와 비슷할 것이다.”
-김영하, 여행의 이유, p.204-205
지구의 자연경관을 담은 4K/8K 영상들이 넘쳐나는 오늘이지만, 그럼에도 떠나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어떤 여행은 사진으로 기억되고, 어떤 여행은 그 날, 그 순간, 그 자리에 “있던” 나로 기억된다고 하죠. 이번 4개국 여행은 후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반칙처럼 느껴질 만큼 산뜻했던 한여름. 현지인들 사이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 발길 닿는 대로 둘러보는 쇼핑 거리. 쉬고 싶으면 잠시 벤치에 앉았다가, 다시 일어나 천천히 걸어보는 시간.
‘라르고’여서 참 좋았고, 최윤영 TC님 덕분에 한층 다채로웠던 여행이었습니다. 일정 중간중간 북유럽 트롤 신화, 바이킹의 서사, 황금 기찻길의 유래, 한자동맹의 역사, 유로화에 담긴 건축사, 얀테의 법칙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이어졌고, 책의 글귀와 음악까지 더해져 북유럽을 한결 풍성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책장에서 <여행의 이유>를 꺼내 읽어봤습니다.)
📍 노르웨이, 오슬로, 비겔란 조각공원
습기가 빠진 여름, 그늘에 들어가면 서늘해지는 여름. 오슬로의 상쾌한 공기로 시작한 비겔란 조각공원입니다.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빚어낸 비겔란과 그의 제자들의 작품들. 이보다 북유럽다운 시작이 있을까요?

📍 노르웨이, 롬스달렌 케이블카 정상
롬스달렌 케이블카를 7분간 타고 도착한 Nesaksla 산 정상입니다. 사진 속 위치에서 고개를 살짝 오른쪽으로 돌리면 보이는 롬스달스피오르드는 직접 눈으로 봤을 때 더 아름답습니다. 꼭 올라가보세요! (약 700m 높이의 산입니다. 다른 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트래킹 길을 따라 걷는 건 전혀 힘들지 않지만, 돌과 진흙이 많으므로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 노르웨이, 게이랑에르 피요르드 (Geirangerfjord)
이번 여행은 총 서른다섯명이 함께했는데, 날씨 요정님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사진은 페리 탑승 전 들른 외르네스빙엔 전망대 (Ørnesvingen Viewpoint)에서 바라본 게이랑에르 피요르드입니다. 배는 출발한 뒤 약 10-15분 정도 후에 일곱 자매폭포와 구혼자 폭포를 지나는데요, 두 폭포 사이를 지날 때는 갑판 위에서 바람과 함께 경관을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노르웨이 국민라면 Mr.Lee라면도 한 번쯤은 드셔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 노르웨이, 보링포센 폭포 (Vøringsfossen)
롬스달렌 케이블카도, 플롬 산악열차 (역시나 강력추천!)도 정말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보링포센 폭포와 예일로(Geilo) 숙소로 가는 길에 차창 밖으로 펼쳐졌던 평균 해발 1100m의 하르당에르비다 (Hardangervidda) 고원이 정말 기억에 남습니다. 보링포센 폭포를 둘러싼 웅장한 협곡과 광활하다 못해 영화 속 외계 행성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드넓은 산악 고원을 바라보고 있으면, ‘아, 정말 노르웨이에 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Go Nordic 크루즈 (오슬로-코펜하겐)
오슬로로 돌아와 뭉크 박물관을 관람한 뒤, 코펜하겐으로 넘어가기 위해 크루즈에 몸을 실었습니다.
(뭉크 박물관도 추천드립니다! 오직 노르웨이 현지에서만 만날 수 있는 뭉크의 후기 걸작 <태양>은 개인적으로 <절규>보다도 인상 깊었습니다.)
사진은 Nordic Crown 선상에서 바라본 일몰입니다. 바람도 구름도, 날씨까지도 선물 같았던 저녁이었습니다😎

📍 덴마크, 힐레뢰드, 프레데릭스보르 성
노르웨이의 웅장함 다음에 마주한 코펜하겐은 사뭇 다른 결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사진 속 프레데릭스보르 성부터, 코펜하겐 도심투어와 뉘하운 운하 보트투어까지. 덴마크에서도 날씨는 정말 좋았어요. 맑은 하늘 아래 자유시간에 쇼핑 거리 스트뢰에와 왕립도서관 정원을 거닐다 보니,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자유여행으로 꼭 다시 오고 싶은 도시였습니다.

📍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사, 황금의 방
내셰를 지나 도착한 스톡홀름은 수수하면서도 위엄이 있는 도시였습니다. 선택관광으로 방문한 스톡홀름 시청사가 기억에 남네요. 블루홀, 대회의실, 왕자의 방을 지나 마주한 황금의 방은 마치 거대한 보석함 안에 들어간 듯했어요. 황금의 방에 들어갔을 때 운 좋게도 저희 팀만 있었기 때문에, 잠시나마 온전히 그 공간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 참 좋았습니다.

📍 핀란드, 눅시오 국립공원
영화 카모메 식당(2006)에는 마사코가 핀란드 사람들의 여유로움에 대해 묻자 토미가 "숲이 있거든요"라고 답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번 기회에 핀란드의 숲을 직접 걸어보니, 토미가 왜 그렇게 대답했는지 바로 이해됐습니다. 사진 속 표지판처럼 눅시오 국립공원에는 다양한 코스가 있는데요, 실제로 트레일 러닝을 하는 사람도 마주칠 수 있었습니다. 인솔자님을 따라 오솔길을 걷다 보면 길 끝에 자리한 작은 전망대가 나오는데 눅시오의 조용한 경치를 감상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었습니다.

유럽하면 참좋은여행, 그리고 유럽하면 빼놓을 수 없는 북유럽.
노르웨이는 인어넛셸 투어를 이용하고, 나머지 북유럽 국가는 자유여행으로 다니겠다는 계획을 세웠었지만, 현실적으로 북유럽에서 무거운 캐리어와 함께 버스, 열차, 트램 등을 타고 이동할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그래서 여러 여행사 홈페이지를 둘러보다가 찾은 게 참좋은여행 라르고였습니다. 직접 다녀와보니, 북유럽만큼은, 라르고를 선택하길 참 잘한 것 같습니다.
현지인들 사이에서 즐기는 오슬로의 커피, 베르겐의 해산물 파스타, 코펜하겐의 젤라또, 헬싱키의 시나몬롤.
라르고여서 가능했습니다. 더할 나위 없이 상쾌했던 9박 12일간의 북유럽 여행! 알차고 재미있는 여행이 될 수 있도록 매일 세심하게 인솔해주신 최윤영 TC님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북유럽 여행을 꿈꾸는 분들께, 그리고 패키지여도 여유로움을 추구하는 분들께 정말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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